세 분기만에 경제성장 '마이너스 쇼크'

올 1분기 - 0.2% 기록해 '한은의 전망치 0.2%' 무색… 소비위축에 '트럼프 관세' 겹쳐

2025-04-24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로 세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쇼크가 겹친 결과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이 –0.2%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한은의 지난 2월 전망치 0.2%보다 0.4%포인트 낮은 것이다. 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 2분기(-0.2%) 이호 3분기 만의 일이다.

앞서 한은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 이유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부과, 대형 산불,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등을 꼽았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소비와 수출, 투자 모두 줄었다. 소비의 경우 민간 소비가 오락문화·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직전 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줄며 0.1% 줄었다.

수출은 화학제품·기계·장비 등이 고전하면서 1.1% 감소했다. 수입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 중심으로 2.0% 함께 줄었다.

특히 국내외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건설투자는 부동산경기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줄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2.1% 감소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21년 3분기(-4.9%)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기업들이 불황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는 한편 뚜렷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화학물질·화학제품·기계·장비 등 위주로 0.8% 감소했고, 건설업도 1.5% 줄었다. 서비스업의 경우 금융·보험·정보통신업 등은 늘어난 반면 운수업·도소매·숙박음식업은 줄면서 전체적으로 0%, 정체 상태를 보였다.

전기·가스·수도업은 가스·증기·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성장했고 농림어업도 어업의 호조로 3.2% 늘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지난해 4분기보다 0.4% 감소했다.

1분기 역성장 여파로 올해 연간 성장률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다음 달에 기존 1.5%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상당히 큰 폭의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