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 주요국 중 최하위"

지난해 '실질 성장률' 2.0%중 내수가 0.1%p 이바지 그쳐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9%p로 가장 높아

2025-04-23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세계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 여파로 수출이 흔들리면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아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p)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2.0%였다. 이 중 내수가 0.1%p만큼 성장률을 높였다는 의미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0.5%p였던 내수 기여도는 2분기 -0.1%p로 내려갔다가 3분기 0.8%p로 뛰었다.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심리가 냉각된 4분기에는 다시 -0.2%p로 뚝 떨어졌다.

이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 임광현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경제규모 상위 20개국 가운데 지난해 연간 성장률과 부문별 지출 기여도가 공개된 10개국의 내수 기여도는 평균 1.6%p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가 5.5%p로 가장 높았다. 이어 스페인(2.8%p), 영국(2.4%p), 스위스(1.7%p), 캐나다(1.5%p) 등도 1%p를 웃돌았다. 네덜란드(0.8%p), 이탈리아(0.4%p), 독일(0.3%p), 프랑스(0.3%p)가 그 다음이었고, 한국은 0.1%p로 10개국 중 가장 낮았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우리나라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9%p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0.8%p에서 2분기 -0.1%p, 3분기 -0.8%p로 하락했다가 4분기 0.3%p로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우리나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0개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은 프랑스(0.9%p)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어 이탈리아(0.4%p), 스페인(0.3%p), 네덜란드(0.1%p), 캐나다(0.0%p) 등의 순서였다.

문제는 내수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로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당장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추정되는 데 이어 올해 연간 성장률도 1%를 밑돌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