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한미FTA 무효 위기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에 금융 시장 요동…주가 급락하고 환율은 상승 최상목 "시장 상황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점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무효화되고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한국 25%를 비롯해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다.
또한 태국에는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 적용된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중국(34%), 대만(32%)보다는 낮으나 일본(24%), 유럽연합(20%)보다는 높아 미국 시장에서 이들 국가 업체들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하게 됐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278억달러이고, 557억달러 흑자를 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이미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리·의약품·반도체·목재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 ▲금괴 ▲에너지 및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특정 광물 등도 상호관세 미적용 업종으로 지목했다. 이들 가운데 의약품, 반도체, 목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품목이다.
백악관은 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 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USMCA가 적용되지 않는 품목에는 25%의 관세가 적용(에너지 10%)된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에 주가는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43포인트(2.73%) 급락한 2437.43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0원에 개장했다가 다시 1460원대로 복귀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침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의(F4회의)를 긴급 소집해 "시장 상황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점검 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외환·국채·자금시장 등 각 분야별 점검 체계도 운영하겠다"며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