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경제, 美관세 리스크 상당한 부담"

자동차·산업기계·반도체 등 수출업종 많아 "가장 큰 리스크에 노출"

2025-03-27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S&P가 "미국의 관세 및 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홍콩에 소재한 S&P 글로벌 신용평가는 27일 발간한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직면'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난해 700억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높이고, 국내 기업의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P는 "자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13%가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고 있고,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는 기업은 없다"며 추가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미 수출 상위 품목인 자동차, 산업기계, 반도체 업종 등이 가장 큰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이테크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관세 부담을 상당 부분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P 박준홍 상무는 "미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 축소는 국내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전기차 보급 속도를 둔화시키고 전기차 밸류체인(공급망)에 속한 한국 기업들, 특히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온 이차전지 제조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철강 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석유화학 산업은 전반적인 생산시설 과잉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두 산업 모두 수요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 S&P 김제열 이사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한국 기업들은 이미 수요 부진과 시장 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일부 기업들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