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4100억달러선 붕괴

지난달 4년 9개월 만에 4092달러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여파

2025-03-06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2월 외환보유액이 20억달러 가까이 줄어 4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데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달러로 1월 말 대비 18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0년 5월 말(4073억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4156억달러로 12억달러 늘었다가 올해 1월 말 4110억달러로 46억달러 줄었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약세로 인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를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렸다. 외환스와프는 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공급하고, 국민연금이 이를 이용해 해외 자산을 매입한 뒤 나중에 달러를 갚는 것으로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월 말 기준(4110억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090억달러로 가장 많다. 이어 일본(1조2406억달러), 스위스(9173억달러), 인도(6306억달러), 러시아(6208억달러), 대만(5776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43억달러), 홍콩(4215억달러)의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