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59) 51년 전 어느 CEO의 '감원 메시지'

직원 10%를 줄여 처우를 더욱 개선하겠다며 '조직 효율성' 강조 전사원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달라며 '엘리트' 의식 고취

2025-03-07     권능오 노무사

회사 인사노무관리의 핵심은 사람관리이고, 그 첫걸음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직원들은 이렇게 행동해달라"라는 요구사항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메시지전달은 모든 일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회사가 의도하는 바를, 직원들에게 잘 전달하지 않는(또는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필자가 우연히 얻은, 어느 회사의 51년 전 사보에서, 회사 CEO가 회사가 직원들에게 원하는 것을 분명히 밝힌 내용이 있어, 이번 컬럼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존 F.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가 "명연설"로 인정받는 이유는, "미국 국민 여러분.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으십시오"(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라며,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를, 그 메시지를 대통령으로서 명확히 던졌기 때문이다. 51년 전의 이 회사는, 2025년 현재도 건재하다.

(중략)

우리 회사 직원 1400명 중 169명을 감원하면, 20%의 처우개선을 하려던 계획을 높여 30%의 대우개선을 할 수 있습니다. 인원의 자연감소만 해도 1년에 약 40~50명이나 되니, 약 100명만 인위적으로 더 줄이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1,400명 중에서 100명을 줄일 수 없는 것인가? 우리 생각해 봅시다. 전사원 1,400명이 지금 모두가 Full Capacity 즉, 자기의 전 능력을 경주하여 일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70~80%만이 전 능력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생각으론 여유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기획실에서 인력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즉, 객관적인 각 부서의 T.O를 만들어 가지고, 자연감소가 있으면 그 때마다 그 T.O에 맞도록 조정을 하고, 그 외는 인위적으로 감원을 약 100명 정도 하여서, 정말 전 능력을 다 발휘하여 일하는 정원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떠한 사람을 줄이겠느냐? 그것은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즉, 각사원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봅시다. 내가 과연 한사람 몫의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닌가? 즉 자기가 한사람 몫의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 바로 그 사람이 도태되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이 169명이라는 것은 우리 전 T.O에서 보면 약 12%가 되는데 이 속에는 자연감소가 포함되니까 그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안된 일이지만 약 100명 정도의 무능 · 무기력 ·무노력의 사원을 도태하고 그 대신 나머지 정예를 최고로 대우하는 방침으로 나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불황이 일부에서부터 호황으로 돼가는 여건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불황인 여건속에서 새해에는 여러분 전사원이 자기의 전 능력을, 전 정성을 기울여 준다면, 여타 추종자들을 저 발아래 밀어 놓을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만약에 내가 정초에 이러한 얘기를 함으로써 전사원이 분발해서 전부가 다 자기의 전 능력을 경주해서 정성을 다해서 일을 해준다면, 하나도 감원할 사람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도 없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제품이 그만큼 좋아지고, 그러면 사세와 매상이 그만큼 왕성해져서 감원을 하지 않고도 목표달성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일 안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능력있는 사람이 자기의 전 능력을 발휘해 주고 전사원이 자기의 정성을 다해주는 체제, 진정한 의미의 소수정예, 최고능률, 최고대우의 체제를 만듭시다.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여러분 전사원이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달라, 이것입니다. 능력이 탁월한 「엘리트」일 뿐 아니라, 자기의 능력을 정성을 다해서 회사 일에 경주하여주는 「엘리트」가 되어 달라, 이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동시에 나라에 필요한 사람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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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