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모로코서 대규모 전동차 수주
2조2000억원 규모로 철도강국 프랑스,중국 제쳐
현대로템이 세계적 철도강국인 프랑스와 중국을 제치고 모로코로부터 2조2000억원 규모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한국 철도(K-철도)의 차량 공급 사상 최대 프로젝트다.
현대로템은 26일 모로코 철도청과 2조2027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 개최하는 2030년 월드컵 때 승객 수송을 위해 5조원 규모 철도차량 공급 사업을 추진해왔다.
현대로템은 모로코 철도청에서 발주한 철도차량 4종 중 통근형 메트로 차량 240칸(1조2000억원)과 도시 내 메트로 차량(1조원) 200칸 공급을 맡는다.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전동차는 시속 160㎞급으로 모로코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지역을 연결한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 잔고는 약 16조원에 이르렀다.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2020년 7조676억원, 2021년 8조650억원, 2022년 7조4618억원, 2023년 11조4096억원, 2024년 14조64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로템 외에도 프랑스 알스톰, 중국 중처그룹(CRRC)을 비롯해 스페인 카프, 스페인 탈고가 참여했다. 알스톰은 최대 18편성의 고속열차를 모로코에 공급하는 계약을 선점하며 협상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CRRC는 2022년 기준 신조 철도차량 점유율 1위(24.8%)인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알스톰이 2위(15.4%)다. 이들 철도강국을 점유율 10위(2.1%)인 현대로템이 제쳤다.
민관이 협력하는 '원팀 전략'이 주효했다.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현대로템을 지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이 지난해 현지를 방문해 모로코 교통물류부 장관과 철도청장을 면담했다.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들도 현지에서 함께 수주전을 벌였다. 현대로템은 모로코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 조립하는 점을 강조하며 현지 경제에 기여하는 점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