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우리나라 성장률 직격"

한국은행 "최악의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 1.4%까지 내려갈 것"

2025-02-26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미국발 글로벌 관세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25일 내놓은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정책을 3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영향을 평가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 관세를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적자국에는 이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관세정책은 올해 세계·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예상치보다 각각 0.1%포인트(p), 0.3%p 더 낮출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은 0.1%p 더 깎이지만, 미국 경제성장률은 0.2%p 올랐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각각 0.1%p, 0.2%p 더 낮아졌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수정 전망치(1.5%·1.8%)는 이 분석 결과를 반영했다.

그러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올해 0.1%p, 내년 0.4%p 더 떨어졌다. 미국 성장률도 0.4%p, 0.8%p씩 타격 받았다.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p, 내년 0.4%p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미국과 여타국 간 상호 보복 조치가 반복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달리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p, 0.3%p씩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다른 변수는 같은데 미국발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은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대미(對美) 흑자의 상당 부분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어난 자본재 수출 때문이라는 점, 조선·원자력·인공지능(AI) 등 산업에서 한·미 공동 시장 개척 기회가 많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미국에서 에너지와 농산물 등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