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드리운 '50년후의 그늘'

국회예산정책처"연금 2057년에 고갈되고 2072년 나라빚은 무려 7천조원" 고령인구 1727만명으로 증가…국가 수입 줄고 지출 늘어나는 구조 고착화

2025-02-24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오는 2072년 나랏빚이 7300조원을 넘어서고 국민연금의 재정수지 적자가 29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연금 재정적자 규모가 6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금개혁을 미뤄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3일 발간한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올해 2.2%에서 2072년 0.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성장이 정체하는 반면 국가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72년 국가채무는 현재 1270조 4000억원의 5.7배 수준인 7303조6000억원으로 불어난다.

그 결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7.8%에서 2072년 173.0%로 상승한다. 2050년 무렵에는 국내 생산물을 모두 현금화해도 나랏빚을 갚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는 의미다. 2060년 무렵에는 정부 관리 목표(60%대)의 두 배를 웃돌게 된다.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데는 급속히 늙어가는 인구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현재 3591만명에서 2072년 1658만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1051만명에서 1727만명으로 증가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국가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한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650조6000억원인 총수입이 앞으로 연평균 0.8%씩 늘어 2072년 930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연평균 1.6%씩 증가해 올해 676조3000억원에서 2072년 1418조5000억원에 이른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25조7000억원에서 2072년 488조3000억원으로 급증한다.

향후 재정 상태를 급속히 악화시킬 뇌관으로 지목되는 사회보장성 기금은 저출생 고령화 영향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는 구조다. 국민연금 기금 누적 적립금은 2039년 1936조9000억원까지 쌓이다가 2040년부터 줄어들 시작해 2057년에는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산정책처가 추계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국가 재정의 잠재적 위험 요인임에도 정치권의 연금개혁 논의는 공전하고 있다. 여야는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높이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소득대체율(받는 돈)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44%를, 국민의힘과 정부가 42~43%를 고수하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