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기 전망치' 16년來 최저
3월 BSI 전망도 3년 연속 부정적…금속·자동차 등 '트럼프 직격탄'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6년래 최저치로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7.5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7) 이후 최저치다.
직전 지난해 4분기(93.5)보다 6포인트 급락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 리스크가 기업들의 경제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3월 BSI 전망치도 90.8로 2022년 4월(99.1) 100 아래로 내려간 뒤 3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고,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업종별 3월 BSI 전망치는 제조업 95.1, 비제조업 86.3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관세 부과를 선언한 철강 등 금속·금속가공 제품(89.7), 자동차·기타운송장비(88.2)가 직격탄을 맞았다.
섬유·의복·가죽·신발(73.3), 식음료·담배(94.7), 석유정제·화학(96.3) BSI도 기준선을 밑돌았다. 의약품, 목재·가구·종이는 100에 걸쳤다.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장비(110.5),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장비(105.6), 비금속 소재·제품(108.3)의 경기 전망은 긍정적이었다.
비제조업에서는 정보통신(66.7), 전기·가스·수도(70.6), 운수·창고(73.9) 등의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건설(81.0)은 2년 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90.0), 고용(93.3), 자금 사정(93.6), 채산성(93.6), 내수(94.2), 수출(95.8), 재고(101.9)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 BSI에서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 상태로 부정적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