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도 '내수부진 한파'

경쟁적인 점포 개설로 수익성이 악화…업계 1.2위 CU와 GS25 영업익 줄어

2025-02-17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국내 유통채널 가운데 홀로 가파르게 성장하던 편의점의 기세가 꺾였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쟁적인 점포 개설로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해 매출이 8조6661억원으로 2023년(8조2457억원) 대비 5.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183억원에서 1946억원으로 10.9% 감소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매출(8조6988억원)이 6.2% 늘었는데 영업이익(2516억원)은 0.6% 줄었다.

업계 3, 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점포·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했다. 오는 3월말 연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4조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가운데 영업손실은 224억원에서 528억원으로 늘었다. 이마트24도 지난해 매출(2조1631억원)이 2.8% 줄었으나 영업손실은 230억원에서 298억원으로 확대됐다.

편의점업계의 수익성이 둔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한 가운데 소비침체와 물가상승,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매출이 가장 큰 GS25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9년 33.5%에서 코로나19 사태 원년인 2020년 10.6%로 급락한 데 이어 2021년 6.6%로 내려갔다. 이어 2022년 1.7% 증가에서 2023년 0.5% 감소세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감소폭이 10.1%로 커졌다.

편의점업계의 과열된 출점 경쟁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점포는 CU 1만8458개, GS25 1만8112개, 세븐일레븐 1만2152개, 이마트24 6130개 등 총 5만4852개다. 2019년(4만2296개) 대비 29.7% 늘었다. 연평균 5%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점포당 수익성이 악화하는데도 점포 수는 늘어났다. GS25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3.7%에서 2020년 3.3%, 2021년 3.0%, 2022년 2.8%, 2023년 2.6%, 지난해 2.2%로 계속 낮아졌다. CU의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간 2.5% 안팎을 오르내렸다.

국내 4대 편의점 점포 수는 우리나라 인구의 1.4배 수준인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일본 편의점 수는 5만5736개로 한국보다 884개 많다.

편의점업계는 업황 변화를 인식하고 수익성을 동반한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 방향을 외형 성장에서 내실 경영으로 잡았다. 출점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점포당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