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률 1.6%로 전망치 낮춰

석 달 만에 0.4% 포인트 내려…"정국불안 장기화되면 더 낮아질수도"

2025-02-11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대폭 낮췄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DI가 11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KDI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6%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2.0%)와 비교해 석 달 만에 0.4%포인트 낮춘 것으로 한국은행 전망치(1.6∼1.7%)와 유사한 수준이다.

KDI는 "최근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마저 조정되면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6%로 낮췄다. 수출 증가율은 통상 환경 악화를 이유로 기존 2.1%에서 1.8%로 낮췄다. 특히 상품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1.9%에서 1.5%로 하향 조정됐다.

투자 증가율도 기존 2.1%에서 2.0%로 소폭 낮췄고, 건설투자 증가율은 -0.7%에서 -1.2%로 하락폭을 키웠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930억달러에서 897억달러로 축소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 근원물가 상승률도 1.5%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와 같다. 취업자 수는 기존 전망치보다 4000명 적은 10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종전 전망 때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며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후폭풍과 관련해선 "2분기로 넘어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1%포인트 이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정책에 따른 통상 갈등이 더욱 격화하거나 정국 불안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 경제성장률은 1.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