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경기둔화' 공식 거론
수출 양호하지만 증가세 둔화 … 설비투자와 소비심리도 저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율을 높지만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8일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마저 ‘경기 둔화’를 거론하고 나서 주목된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11월호‘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표명했다. 지난 8월까지 경기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을 유지하다가 9∼10월 들어서는 개선추세 문구를 뺐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경기가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다”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KDI는 10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크게 확대됐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월 수출은 22.7% 증가하며 전월(-8.2%)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8.5%)보다 낮은 -1.8%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수출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견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는 평가다.
투자는 9월에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이 가세하며 증가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부진이 지속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9월 설비투자는 전월(-11.3%)보다 감소폭이 -19.3%로 늘어났다. 건설투자도 건설수주가 6.6% 감소해 부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고용 부진세도 계속돼 9월 전체 취업자 수가 4만5천명 증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