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무역마찰 해소 더딜 것…수출 부정적"
국회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투자·소비심리도 악화될듯"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마찰이 단기간에는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내년부터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며 소비와 투자심리도 약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미·중 무역 갈등은 서로 상대국 제품에 실제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4월 가시화된 양국의 무역 갈등은 9월에 이르러 미국이 2천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면서 골이 더 깊어졌다. 미국이 대중국 수입의 절반가량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나서자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나섰다. 양국이 세계 교역의 22.7%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을 양측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두 나라간 무역 갈등이 깊어지면 우리나라에도 그 여파가 심각하게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8%에 달하며 그것의 80% 상당이 중간재라는 점도 신경을 건드리는 대목이다.
올해 9월까지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19.9%로 총수출 증가율(4.7%)을 많이 웃돌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현행 10%에서 25%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우리나라 경제에는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한은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고려할 때 한국의 전자부품 및 화학 업종 등의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