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할인 경쟁'
중국 BYD등 저렴한 모델 내세우자 현대차·기아, 실구매가 최대 1000만원까지 낮출듯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내수 부진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BYD(비야디) 등 저렴한 모델을 내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진출하자 국산차와 수입차 가리지 않고 할인 판매에 나섰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1, 2위 업체인 현대차, 기아는 이달 자사 전기차모델을 최대 500만원까지 가격을 내려 판매한다. 할인 대상은 현대차·제네시스 9종(아이오닉5·아이오닉6·코나 일렉트릭·포터2 일렉트릭, ST1·아이오닉5N·캐스퍼 일렉트릭·GV60·G80 전동화 모델), 기아 4종(니로 EV·EV6·EV9·봉고 EV)이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 전기 승용차는 기본 차량 가격 할인에 재고 할인, 국고·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더해지면 실구매가가 원가격보다 최대 1000만원 낮은 3000만∼4000만원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상용차는 할인 폭이 더 크다. 봉고 EV는 1900만원 정도 저렴해져 2000만원대 중반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KG모빌리티(KGM)는 자체 보조금을 지원한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에 75만원을 지원해 실구매가를 최저 3900만원대로 맞춘다. 택시 전용 모델인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는 각각 150만원, 100만원을 제공한다. 토레스EVX에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올해 국고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100만원 정도 낮아짐에 따른 조치다.
수입차 업계의 가격할인 행사도 이어진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2월 한 달 전기차인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을 구매하면 국고·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에 상응하는 비용을 미리 찻값에서 빼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은 국고 보조금 예상치인 212만원, 209만원을 원가격에서 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고객 거주 지역에 따른 지자체 보조금 예상치도 동시에 지급한다.
딜러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딜러사 차원에서 전기차 가격을 낮췄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폭스바겐 1D.4, 아우디 e-트론 등은 원가격에서 18∼28% 할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iX 등 BMW 전기차는 원가격보다 15%정도 낮게 판매 중이고, 메르세데스-벤츠 EQE는 7%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사전 계약을 시작한 BYD 소형 SUV '아토3'는 현재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에서 BYD 전체 판매량이 2000여대인 점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어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