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상용차 등록 30% 감소
탈탄소화 규제 영향 기아 봉고3 등록 대수 줄어
탈(脫)탄소화 규제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지난해 국내 소형 상용차 등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전기 소형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많은 보조금에도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제한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 포터2(포터2 일렉트릭 포함)는 지난해 7만271대가 신규 등록됐다. 이는 2023년(9만9232대)보다 29.2% 감소한 것이다.
기아 봉고3(봉고3 EV 포함)도 지난해 4만2401대가 등록했다. 이는 2023년(6만2384대) 대비 32.0% 줄어든 것이다.
포터2와 봉고3 등 국산 소형 상용차 판매량 급감에는 지난해부터 적용된 환경 규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되자 현대차·기아는 2023년 말 포터2와 봉고3의 경유 모델을 단종하고,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대체했다.
두 소형 상용차가 LPG와 전기차 모델만 생산되는 상황에서 LPG 모델이 기존 경유 모델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LPG 상용차가 환경 보호 측면에선 경유차보다 나을 수 있어도 출력과 연비가 떨어져 경유차를 대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해 전기 소형 상용차 등록 대수도 크게 줄었다. 포터2 일렉트릭 신규 등록 대수는 2023년 2만5806대에서 지난해 1만1251대로 절반 수준(감소율 56.4%)으로 줄었다. 봉고3 EV 등록 대수도 2023년 1만5112대에서 지난해 6015대로 60.2% 급감했다.
소형 상용차는 택배 등 물류 업계 수요가 많아 운행거리가 길다. 그런데 전기 소형 상용차는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230㎞ 수준에 불과하고, 완속 충전만 가능하다.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가 지난해 기준 일반 승용차의 두 배에 가까운 1000만원 넘는 보조금을 받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이라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면했다. 따라서 전시 소형 상용차의 배터리 용량을 키우거나 급속 충전을 가능하게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