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마이너스 성장하면 대출연체 높아져""

자영업·일용직·고령자 주택담보대출에 '취약'

2024-12-24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등의 충격을 받으면 자영업·일용직·고령 가구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 비중이 약 두 배로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2021년 말 56%→올해 3분기 말 61.9%), 고정금리(29.4%→45.3%), 분할 상환(31.8%→39.3%) 방식 대출 비중이 늘었다

약정 만기 30년 초과 주택담보대출(25.1%→41.0%), 60대 이상 고령층 대출(18.5%→20.0%) 비중도 커졌다. 특히 저소득자(하위 20%)의 담보인정비율(LTV)이 360.3%로 전체 평균(235.1%)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이런 가계부채 구조 변화가 미칠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거시경제 충격으로 가계소득이 줄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출 상환 위험을 추정했다.

'경제성장률 1.8%·실업률 2.7%·주택가격 전년동기대비 0.9% 상승'의 기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악화·심각 시나리오는 성장률이 각각 1.1%, -0.5%로 떨어지고 실업률은 3.0%, 3.6%로 뛰고 주택가격은 1.7%, 5.4% 하락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악화·심각 시나리오에서 대출 가구 중 연체 가구의 비중은 2026년 기준 각 각 4.1%, 5.1%까지 뛰었다. 2023년 연체 가구 비율(2.5%)보다 각각 1.6%포인트(p), 2.6%p 높은 수준이다.

특히 경제 충격을 감내한 능력이 부치는 자영업·일용직·고령 가구일수록 연체 비중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변동금리·비은행·기타 대출(신용대출 등) 보유 가구가 고정금리·은행·주택담보대출 보유 가구보다 거시 경제적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저소득층의 부채 의존도가 커지면 소비가 제약될 우려가 있다"며 "고령층 위주로 부채 축소가 지연돼 은퇴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