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영끌 투자'… 후유증 없을까
3분기 가계신용 1914조원으로 '역대 최대'…한은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증가 영향"
3분기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주택 매입 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1895조8000억원)보다 18조원 많고,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촤대치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3분기(+17조1000억원)·4분기(+7조원) 계속 늘다가 올해 1분기 3조1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2분기에 반등했고, 두 분기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도 2분기(+13조4000억원)보다 3분기(+18조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말 잔액이 1795조8000억원으로 2분기말(1779조8000억원)보다 16조원 불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1000억원)이 19조4000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7000억원)은 3조4000억원 줄며 열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2000억원)이 석 달 사이 22조7000억원(주택담보대출 22조2000억원 + 기타 대출 5000억원) 늘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04조3000억원)은 1조7000억원 줄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32조4000억원)도 4조9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는 지난해 4분기 5만3000호에서 올해 1분기 5만9000호로 늘어난 데 이어 2분기 8만3000호, 3분기 9만6000호로 증가했다.
3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 잔액(118조원)은 추석 연휴에 사용액이 늘어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2조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