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부활'…영업익 222% 증가
경영위기 상황 딛고 3분기에 4년 만의 '분기 최대 실적' 달성해 정용진의 경영쇄신 결실…이마트"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 주효"
이마트의 3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이마트는 14일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1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3년 만의 최대 실적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통하는 모습이다.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228억원으로 2020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42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했다.
지난해 건설 부진 여파로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기론이 대두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마트는 "가격-상품-공간 혁신 등 삼박자를 갖춘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회장은 쿠팡과 알리 등 국내외 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으로 위축된 이마트를 재건하고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혁신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전면 개편하며 시동을 걸었다.
정 회장은 "조직과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다 바꾸라"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재계의 인플러언서'로 불릴 정도로 애용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중단하고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집무실을 지키며 매일 현안회의를 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신상필벌'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경영진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사상 첫 전사적 희망퇴직 발표(3월), 신세계건설 대표 전격 교체(4월), 이마트 에브리데이 희망퇴직과 G마켓·SSG닷컴 경영진 일괄 교체(6월), 이마트·이마트 에브리데이 통합 법인 출범 및 SSG닷컴 희망퇴직(7월), G마켓 희망퇴직(9월) 등 긴박한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정 회장은 유통업의 최대 가치는 좋은 가격과 우수한 상품,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공간 혁신이라는 지론을 현장에 적용했다. 이에 따라 1월부터 고객 수요가 많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에 제공하는 '가격파격 선언', '가격 역주행' 등을 도입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과의 통합 대량 매입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추고 제조사와 협업한 차별화 상품을 내놓았다.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쇼핑공간을 재설계한 미래형 점포도 선보였다. 8월 29일 새롭게 꾸며 개장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의 공간 개념을 적용한 첫 점포로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문화·휴식 공간과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2∼3시간 체류하는 고객이 늘고 이는 48%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유사한 공간 개념을 도입한 문현점, 도심형 상권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한 용산점 등도 매출이 20% 안팎 늘며 고객의 호응을 얻었다.
아직 적자인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는 물류 혁신에서 답을 찾고 있다.
정 회장이 주도하는 CJ그룹과의 전략적 협업도 그것이다. 신세계와 CJ는 SSG닷컴의 김포·오포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