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연구 일취월장 …美추월 '초읽기'

美AI연구소 조사…"논문 규모 이미 l앞섰고 質도 맹추격" 中 "2030년 AI 제패", 美 "전체적으론 중국 멀었다" 반박

2019-03-14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AI칩에

중국이 미래의 기술 패권을 좌우할 인공지능(AI) 연구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 분야를 지배하는 미국을 논문 수에서 이미 따돌린 데 이어 질적 차이가 줄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조사기관인 앨런 AI연구소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정상급 논문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용횟수를 따져 상위 10%를 차지한 AI 논문에서 미국은 점유율 29%로 선두를 지켰으나 중국이 26%로 바짝 추격했다. 미국이 1982년 이 순위에서 47%로 압도적 우위를 누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가파른 추격세가 드러난다.

논문 인용횟수 상위 10% 진입은 이 분야 연구에서 영향력을 나타내는 잣대로 인식된다. 중국은 인용횟수와 관계없이 전체 AI 논문의 수에서는 이미 미국을 따라잡았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감독 하에 산출되는 '인공지능 지표'(AI Index)를 보면 지난해 발표된 AI 논문 수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현저히 앞섰다.

이런 일련의 조사결과는 미국이 대학 체계의 저력과 민간 부문의 혁신으로 구축한 선도적 위치를 중국이 크게 위협한다는 의미라고 WSJ은 설명했다. AI는 인간의 인지기능을 모방하는 전산 알고리즘으로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될 핵심 첨단기술이다.

방대한 데이터 집적, 정보 분석을 위한 전산능력 발달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AI는 미래 기술 패권의 핵심 요소다. 고객 상담을 대신한 자동 응대부터 고객 동태를 예측하고 타깃 광고가 가능한 전자상거래 등의 산업활동뿐만 아니라 첨단 군사기술 개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SJ은 AI 기술이 발전하면 전체 산업과 국가의 사업, 경제 운용방식이 변혁을 이룰 뿐만 아니라 미래에 정치, 군사적 힘의 균형도 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런연구소의 오런 에치오니 대표는 "인용횟수 상위 10%, 상위 1% 알짜 논문들을 보며 중국이 미국을 얼마나 추격했는지 깨닫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에치오니는 2020년 상위 10% 논문, 2022년 또는 2023년에는 상위 1% 논문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는 AI를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보고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AI에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계획을 2017년 공표했다. 중국 전역의 교육기관과 기업은 이런 하향식 의제를 받아들여 열성적으로 실천했다.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는 중국의 매서운 추격세를 일단 부정하고 있다. WSJ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한 관리가 중국의 추격세와 관련, 중국이 AI 역량에서 아직 멀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들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2017년 발간된 한 보고서를 들어 미국의 AI 연구 풀이 중국의 7배라며 다른 분석 결과들을 보더라도 영향력이 있는 논문에서 중국이 서방보다 한참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