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1% 그쳐

한은 전망치보다 0.4% 포인트 낮아…연간 성장률 '빨간불'

2024-10-24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3분기

3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1%에 그치면서 올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2.4%)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는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뒷걸음질(전 분기 대비 -0.4%)하면서 한은이 지난 8월 예상했던 0.5%보다 0.4%포인트나 낮은 성장률에 머무르고 말았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0.1% 증가했다. 2분기 역성장(-0.2%)에서 플러스 반전하며 겨우 역성장을 모면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성장 동력이 기대 이하인 점이 확인되면서 거시경제 당국자들이 현재 나와 있는 올해(2.4%)와 내년(2.1%)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 수정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동안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5%로 미끌어졌다가 한 분기만인 지난해 1분기 0.4%로 플러스 반등했다. 그러다 올해 1분기에 1.3%까지 깜짝 성장한 다음 2분기에 곧장 –0.2%로 반전됐고 이번 3분기에 0.1%로 역성장을 간신히 모면한 것이다.

이는 한은이 지난 8월 공개했던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한은은 당시 2분기 대비 0.5%, 전년 3분기 대비 2.0%의 성장을 각각 예상했었다. 결과는 2분기 대비 성장률 0.1%, 전년 3분기 대비 성장률 1.5%로 부진했다.

올 3분기 성장률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가 그나마 성장에 0.9%p(포인트) 기여한 반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은 오히려 성장을 -0.8%p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0.5% 증가했다. 승용차·통신기기 등 재화 소비와 의료·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났다. 민간소비는 3분기 성장에 0.2%p 기여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 등의 영향으로 0.6% 증가했다. 정부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1%p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6.9%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의 3분기 성장기여도가 0.6%p로 나타나 3분기 역성장 모면에 설비투자가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감소하면서 2.8% 감소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 역시 –0.4%p로 뒷걸음질했다.

수출은 자동차 파업, 화학제품 수출 둔화 등으로 0.4% 감소해 2022년 4분기(-2.5%) 역성장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수입은 반도체 장비 수입 등이 늘면서 1.5% 증가했다. 이는 올 2분기(1.6%)보다 소폭 낮고 1분기(-0.4%)보다는 높은 증가세다.

3분기 성장률 부진에 따라 한은은 전망치 수정을 시사하고 있다. 한은이 8월 내놓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 2.4%를 달성하려면 마지막 4분기에 1.2% 이상의 성장률을 이뤄내야 하는 데 현재로선 실현 여부가 미지수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향후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와 IT 경기 사이클 추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이 11월 하순 발표 예정인 경제 전망 수정작업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한 바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기관들이 앞으로 전망치를 수정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