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SK 70년' 최종건ㆍ최종현 語錄 유산 (38) "워커힐 호텔 인수하자"
대연각 호텔 화재로 거기에 입주 했던 주요 계열사 서울사무소 피해 막대 친구인 대연각 호텔 대표 대신해 화재수습 도와주면서 '호텔 인수전' 나서 1972년 12월초 적자에 허덕이는 워커힐 민간 기업에 매각하는 정보 입수
1971년 크리스마스 새벽에 벌어진 대한민국 최악의 화재 사고인 서울 명동 대연각 호텔 화재사고는 선경에도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당시 선경은 9층부터 11층까지 선경직물, 선경화섬, 선경합섬, 선일섬유, 선산섬유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서울 사무소가 입주해 있었다. 16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대형사고로 선경 역시 직원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사무 집기와 서류가 불에 타면서 물적 피해도 입었다. 특히 서류 중에는 유가증권과 신용장, 장부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신용제일주의를 영업방침으로 삼아 거의 모든 거래상이 자진해서 거래 관계를 성실히 신고해 주었다.
그럼에도 지불할 것은 죄다 지불해야 하는 반면 받을 것은 증거가 없어 제대로 청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최종건은 본인의 피해를 수습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친구인 대연각 호텔 대표를 대신해 이사회를 주관하고 직접 결재 문서에 사인까지 해주는 등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도와 주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최종건은 계속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나갔다. 정유 사업과 함께 그가 주목한 또 다른 사업은 바로 '위커힐호텔'이었다.
1972년 12월 초에 정부가 워커힐을 연내에 민간 기업에 불하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적자로 허덕이는 정부 투자 기업들을 선별적으로 민간에 불하해 오고 있었다.
위커힐호텔은 정부가 관광 사업을 추진하면서 1963년 4월 개관한 호텔이었다. 외양은 초특급 호텔이었지만 10여 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었다. 이에 정부는 위커힐과 장충단 영빈관(現 신라호텔)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