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한국 공무원시험 합격 바늘구멍"
"하버드 합격보다 어려워 … 모험보다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 선호"
미국의 유력신문이 한국의 공무시험 열풍을 꼬집는 기사를 실었다. 미 일간지 LA타임스는 "한국에서 공무원시험 합격은 하버드대 입학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7일(현지시간) 한국의 공무원시험 분위기를 자세히 소개했다.3년 넘게 '공시'(공무원시험)에 매달려온 26세 공시생이 그동안 10번이나 각종 공시에서 낙방했으나 여전히 올 4월로 예정된 다음 시험을 위해 하루 8시간 넘게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107만 개 정부 일자리를 향한 경쟁은 매우 격렬한 수준이라고 이 신문은 평했다. 지난해 한 공무원시험에는 4천953명을 뽑는 데 20만 명 넘는 응시자가 몰려 합격률이 2.4%에 불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2018년 하버드대학 신입생 합격률(4.59%)보다 2배 이상 치열한 것이다.온라인 서점에서 최근 공무원 수험서 매출이 전년 대비 73.5% 급증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공무원 초임은 연봉 1만7천 달러(1천914만 원)에 불과하지만 은퇴할 때까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공무원보다 더 나은 직업은 없다는 이 공시생의 전화 인터뷰도 곁들였다.
이 신문은 아시아 4대 경제 강국인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처럼 공무원시험으로 몰리는 것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다 수출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한국 젊은이들이 장래에 K-팝 스타나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기보다는 현실적으로 훨씬 더 안정적인 정부 일자리를 쫓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자리 늘리기에 정책의 비중을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17만4천 개의 정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 했지만 정부 공공일자리 대책이 한국의 공무원시험 열풍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