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 "HBM3E 8단 3분기 본격 양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 진행중" 밝혀 12단제품도 하반기에 공급계획…반도체 매출2년만에 TSMC추월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고객사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HBM3E 공급 시점을 밝힌 것은 사실상 HBM3E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고, 엔비디아 외에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등 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레이어에의 공급 협상도 순조로움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 퀄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도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 고객사의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황에 대해선 "올해 HBM 비트 생산 및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김 부사장은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적화된 커스텀 HBM도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와 세부 스펙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 넘게 벌어들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43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462.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이다.
매출은 74조68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23.44%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70조원대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9조8413억원으로 470.97% 늘었다.
2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 매출은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대만 TSMC 매출(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