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철의 X파일] ⑫ 대한체육회의 이상한 '올림픽 성적 목표'
국제분석 기관의 한국 금메달 9개 전망을 '5개'로 낮춰 논란 이기흥 회장의 연임문제를 놓고 문체부와 척이 진 여파일까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의 스포츠 대축제인 파리올림픽이 지난 26일 개막돼 메달 경쟁이 뜨겁다.
파리하면 유행, 문화가 먼저 떠오른다. 올림픽 128년 역사에 파리에서 세계 젊은이들의 스포츠 축제가 열린 것은 1900년, 192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100년만에 다시 개최됐다.
이달고 파리 시장(65ㆍ여성)은 이번 파리 올림픽 개회식 입장식을 센강에서 열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또 패셔너블하고 인공지능을 도입한 최초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장도 35개 가운데 2개 경기장 외에는 모두 기존의 체육시설를 활용해 ▶환경올림픽 ▶저탄소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의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를,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브레이킹 댄스와 스케이트 보드 경기, 에펠탑 샤드 마르스 광장에서는 비치 발리볼 경기가 열린다. 그래서 올림픽과 관광을 접목했다.
어느 국가든 올림픽이나 국제적인 행사를 준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이 테러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개최도시인 파리시는 경찰 4만 5000명에 군인 만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 프랑스 주요 철도 노선이 파괴되고 방화로 운행이 취소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세계 유행의 본거지인 파리가 올림픽이 끝나는 8월 11일까지 안전하게 치러질지 걱정과 우려 속에 올림픽은 점차 열기를 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8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시작으로 이번 파리올림픽이 19번째 출전이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6, 은4, 동메달 10개를 따냈다. 205개 출전국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이전까지 늘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때 이상기류가 생겼다. 성적지상주의를 철폐한다면서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한다고 했다.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굳이 국위선양할 '필요'없다는 소리로 들렸다. 그 후유증이 '스포츠 10대 강국'의 기반을 허물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왕년의 세계 스포츠 10위권 강국을 위해 파리 현지에 12년 만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영양사, 조리사 15명을 현지에 파견해 선수들의 입맛과 건강을 돌보게 했다.
또한 정형외과 의사, 물리치료사 3명도 선수단에 합류시켰다. 정부와 체육회의 준비와 정성은 대회 개막 이틀만에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서 오상욱 선수가 금메달을, 사격 공기소총 10미터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 금지현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수영 남자 자유형 400미터에서는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차지해 우리나라는 초번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예진 선수는 사격여자 10미터 공기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영궁 단체팀은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초반에 금 세개를 따내 29일 오전(현지 시각) 현재 국가별 메달레이스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의 지나친 '겸손'이 스포츠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금메달 5개로 종합 15위를 차지하겠다며 몸을 잔뜩 낮췄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인 그레이스 노트의 예상 매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분석업체는 한국이 양궁, 펜싱, 배드민턴, 태권도, 역도, 수영 등에서 금 9, 은 4, 동 13개로 10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회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문체부와 척을 지고 있는데 그 여파인지 알송달송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