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티몬'發 정산지연 확산
정산 이어 환불도 늦어져…여행 상품뿐 아니라 상당수 소비재 판매도 중단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의 유동성 부족으로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과 소비자 환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그 여파로 여행상품뿐만 아니라 상당수 소비재 판매도 중단됐다. 이커머스업계는 피해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큐텐그룹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유동성 부족 사태가 큐텐그룹 계열사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큐텐의 해외판매 대금 정산이 미납되는 일이 나타난 데 이어 이달 초부터 위메프, 최근 티몬까지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했다.
큐텐 계열사 중 위메프와 티몬은 현재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를 겪고 있다.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정상가동 중이다. 위메프·티몬에서는 여행상품 판매 중단에 이어 백화점, 홈쇼핑 등의 소비재 판매도 잇달아 중단됐다.
페이 대란도 현실화했다. 티몬과 위메프에선 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과 해피머니와의 거래, 포인트 전환도 23일부로 중단됐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항공권, 숙박권, 렌터카, 각종 티켓, 여행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여행사 등으로부터 취소 안내 또는 재결제를 요구받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6만곳이다. 이들 3개사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데이터 분석업체는 6월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을 각각 3082억원과 8398억원으로 추산했다.
큐텐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본격화했다. 위메프·티몬은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최장 두 달 후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이 틈을 이용해 큐텐이 무리한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큐텐이 위메프와 급한 대로 티몬 정산 대금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