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로 번 순익 34.2조

지난해 '고금리' 향유…한은 "이자이익 비중 93%"

2024-06-27     이코노텔링 고현경 기자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예대(대출-예금) 금리차도 커지면서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 순이익이 34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이자 순이익은 3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금리 상승기 최대 치다.

총이익(이자 이익+비이자 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93.0%)도 2010년 이후 장기 평균(87.8%)을 웃돌았다.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증대한 것은 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상승기(2021년 이후 현재까지) 일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52조5000억원 급증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2조원 줄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의 영업자금 수요가 늘고, 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불어났기 때문"이라며 "기업대출의 위험조정수익률(이자 이익률에서 대손율을 뺀 값)도 2022년 이후 가계대출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금리 상승기에 기준금리가 3.0%포인트 인상되며 예대 금리차(+0.38%포인트)가 커진 점도 은행들의 이자이익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 한은 보고서는 "국내은행의 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큰 반면 예금은 요구불예금 등 낮은 원가의 예금 비중이 커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고 분석한 뒤 "앞으로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 비용 증가, 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차익 축소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