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아시아나 합병 10월까지 美서 승인받을 것"

IATA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두바이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 내달 보잉 항공기 30대 구매 언급하는 등 보잉에 대한 신뢰 내비쳐

2024-06-04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48)이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4년 끌어온 합병 문제 마무리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2일(현지시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는 내달 중 미국 보잉 항공기 30대 구매를 위한 발주에 나설 계획이 있다는 말도 했다.

이 발언은 합병 승인권을 가진 14개국 중 마지막으로 남은 미국 합병 승인 당국의 호의를 촉구하는 한편 합병 후 세계 10위권으로 부상할 합병회사의 항공기 확충 요구, 노후 기종의 친환경 기종 전환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아 놓은 상태다.

2021년 튀르키예,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6개국, 2022년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등 4개국, 지난해 영국의 승인을 각각 받아냈다. 올해 들어 1분기 중 일본과 EU의 승인을 받았으며, 마지막 미국 승인을 10월까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까지 미국 측 심사 마무리를 목표로 관련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여건이 바뀌어 10월까지 4달가량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 법무부 심사 당국은 아시아나 화물기 사업 매각 진행 상황과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등을 종합 검토한 뒤 합병 승인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등의 선행 절차가 오는 10월께 완전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미국 심사 당국과 경쟁 제한요소 해소 등에 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기업결합 문제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및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에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요구한 모든 걸 다 해 왔다"고 밝혔다.

내달 중 미국 보잉 항공기 30대 구매를 위한 발주 계획과 관련해서는 "현재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유럽)에어버스 A350'을 놓고 고민하고 있으나 보잉 787을 주문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다음 달 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촉발되고 있는 보잉 항공기의 안전성 문제를 의식한 듯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그들을 믿는다"는 말로 보잉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보잉은 지난 1월 177명이 탑승한 737 맥스9 여객기에서 '도어 플러그'로 불리는 객실 내 모듈식 부품이 뽑혀 나가는 사고를 계기로 미 연방항공청(FAA)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FAA는 787 드림라이너의 동체 부분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수천 번의 운항 뒤에는 비행 중 분리될 수도 있다는 내부 고발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럽 다국적 항공사인 에어버스사와 A321네오(neo) 항공기 20대 추가 주문 계약을 체결해 A321네오 보유 대수를 50대로 늘렸다. 이어 올 3월에도 에어버스 최신 중대형 항공기 A350 계열 기종 33대 구매 방침을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