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00) 떠오르는 '돌봄경제'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돌봄 활동이 사회봉사 차원을 넘어서 IoT,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과 접목돼 새 경제성장 동력으로 AI 스피커나 AI 반려로봇을 통해 노인의 고립감 해소효능 강화

2024-05-31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돌보다'의 어원은 '돌다(回)'와 '보다(見)'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돌아가서 본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보다'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눈으로 사물을 쳐다보는 것 이상의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시험지를 쳐다보는 게 아니지요.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을 끄집어내면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냅니다. 또 '아이를 본다'는 것은 마음과 주의를 기울여 보살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요즘 '돌봄경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개인 가족화, 인구 고령화, 여성의 경제참여 확대, 불평등 심화 등이 증가함에 따라 유아,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돌봄 활동이 단지 사회봉사 차원을 넘어 IoT, 인공지능 등의 4차산업혁명 기술들과 접목되면서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변화하는 겁니다.

요양보호사를 매칭해주거나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활용해서 노인을 보살피는 시니어 케어 플랫폼들이 성장하고 있고, 아이 돌봄을 추구하는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돌봄의 대상이 노인이나 장애인, 아이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울증 진단, 상담, 심리 치료, 자원봉사 등을 지원하는 정신건강케어 플랫폼이나 청소, 요리, 빨래, 정리 등 가사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사업모델들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서로 돌봄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돌봄의 대상이기도 한 시대입니다. 이처럼 돌봄 활동이 가족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기술적으로 확장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는데, 돌봄이라는 영역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성장하는 현상을 '돌봄경제(care economy)'라고 명명합니다. 한 컨설팅사는 세계 돌봄경제 규모를 약 840조 원으로 추산하기도 했고요.

사회적 돌봄이 가능해진 것은 사람들이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30년 전부터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개인(peer)들이 연결되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의 보급은 개인 간의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지요. 거기에 SNS는 사회적 네트워크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습니다.

IoT,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술은 돌봄경제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겁니다. AI 스피커나 AI 반려로봇을 통해 노인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효능감을 강화할 수 있고, 응급상황에도 재빨리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장애인, 아이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겠지요. 또, 사회적 약자를 돕는 '배려 돌봄'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정서 돌봄', 사람과 사람 간 관계를 돌보는 '관계 돌봄'까지 영역이 확장되는 중입니다.

돌봄의 대상도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누구나 돌봄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어 서로 돌보는 공동체, 이것이 인간과 사물까지 하나처럼 연결되어 움직이는 미래형 공동체, 스마트씨티(smart city)의 본질입니다.

오늘 집에 가다가 돌아가서 봐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웃과 함께 돌보며 성장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꿈꿔봅시다.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돌봄경제'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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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