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산성 2010년이후 크게 둔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기업 혁신지표는 글로벌 상위권불구 생산성 뚝"

2024-05-27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국내 기업들의 생산성이 2010년대 이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 활동 지표가 글로벌 상위권이지만, 생산성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1%로 세계 2위(2022년 기준), 미국 내 특허 출원 건수는 4위(2020년 기준)였다. 그러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낮아졌다.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실적이 우수한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평균 8.2%에서 1.3%로 떨어졌다.

한은 보고서는 대기업의 경우 혁신실적의 양은 늘었으나 질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출원한 특허 건수 가운데 대기업이 기여한 비중이 95%였지만, 대기업의 특허 피인용 건수는 중소기업과 별 차이가 없는 점이 지적됐다.

중소기업은 혁신자금 조달이 어렵고, 혁신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이 감소하면서 생산성이 둔화됐다. 자금 부족을 혁신 저해 요인으로 꼽는 중소기업 비율이 크게 늘었고, 업력 하위 20%(저업력)의 중소기업 평균 업력이 2001년 1.6세에서 2020년 12.5세로 올라갔다.

한은은 기업 혁신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려면 혁신 실적의 질과 밀접한 기초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기초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산학협력 확대, 혁신 클러스터 활성화와 함께 벤처캐피털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투자자금의 중간 회수가 원활하도록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