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 선대회장의 '45년 항공경영' 출간
서거 5주기 맞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이라는 평전 출간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 직접 찍은 사진은 경제·외교사적 주요자료 가치 손경식 경총 회장" 단언컨대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항공전문가"평가
한진그룹이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의 삶과 사업 철학을 되새기는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사진>』을 출간한다.
8일 한진그룹은 일우(一宇) 조양호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경기 용인시 신갈 선영에서 추모제를 열고 이 자리에서 준비한 고인의 평전을 공개했다.
추모제에는 조 선대회장의 가족을 비롯한 130여 명의 한진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해 반세기에 걸쳐 한진그룹을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키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올해로 창립 79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은 5년 전인 2019년 조 선대회장이 타계하자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평전 출간을 준비해 왔다.
추모사업은 정석(靜石) 조중훈 창업주의 뒤를 이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십으로 한진그룹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던 조양호 선대회장의 경영철학과 그가 일궈낸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발전사를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올해 한국 재계 순위 14위에 오른 한진그룹은 1945년 창립 이래 79년 동안 고(故) 조중훈 창업 회장, 고(故) 조양호 2세 회장(2003~2019)을 거쳐 조원태(48) 3세 회장 체제(2019~)를 가동 중에 있다.
평전 집필은 미국 경제·경영지 '포브스(Forbes)' 한국판 기자 출신인 이임광 전기작가가 맡았다. 작가는 그룹 관계자 및 지인들과의 폭넓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평전에 담았다.
평전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반세기 가까운 45년 동안 한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했던 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한진그룹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해온 역사를 함께 조명한다.
조양호는 대한민국 항공업계 선구자의 한 사람으로 국내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 국제 항공업계에서 한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은 다음과 같은 총 10개 챕터로 구성됐다.
그의 세계주의적 철학과 변치 않는 그만의 원칙을 그린 <함께해서 멀리 간 아름다운 코즈모폴리턴>, 임직원을 아끼고 아이들을 사랑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긴 <따듯하게 조용하게>, 카메라 앵글을 바꾸면 똑같은 사물도 새롭게 바라보게 되듯 그의 남다른 식견과 결단을 담은 <같은 세상도 다르게 본 혜안의 앵글경영>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이어 <몰입의 기쁨을 만끽한 노력가>, <얼리&딥 어답터 깊이의 경영공학자>, <열공하는 기업, 공부 권하는 CEO>, <'기준과 원칙' 작사가, '시스템경영' 작곡가, '항공오케스트라' 지휘자>, <절대 안전을 향한 도전, 무사고 기록의 비밀>, <체육인을 사랑한 체육인>, <평창의 승리를 이끈 열정의 민간외교가> 등의 내용을 담았다.
조양호는 생전에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신념 아래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키웠으며 1999년 이후에는 단 한 차례의 인명사고도 없이 안전 운항을 이끌어냈다는 평도 들었다.
평전에는 외환위기(IMF) 극복과 스카이팀 결성,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와 함께 사진이 취미였던 그가 직접 앵글에 담았던 작품 사진 다수가 수록돼 대한민국 경제·외교사적으로도 중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평전 추천사는 조양호와 교분이 두터웠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직접 작성해 눈길을 끈다.
손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세계 항공 역사에서 그처럼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경영자는 없다. 단언컨대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항공전문가"라고 치하했다.
또 "그가 타계한 후에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그가 생전에 탄탄하고도 정교하게 갖춰놓은 시스템의 위력을 방증한다"라며 "이 책에는 생전에도 타계 후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진면목을 적잖게 볼 수 있는 일화가 많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