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계약재배 물량 크게 늘린다
강원 재배지 2천㏊ 조성…생산성 좋은 스마트과수원 60곳 마련
정부가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을 크게 늘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강원도에 사과 재배지를 확대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물가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생산 감소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판단해 안정적인 국내산 과일 생산·유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해 각각 5만t, 4만t였던 사과와 배 계약재배 물량을 오는 2030년 15만t, 6만t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는 2030년 예상 생산량의 30% 수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농식품부는 계약재배 물량 중 최대 5만t은 출하 시기뿐 아니라 출하처와 용도까지 직접 관리하는 '지정 출하 방식'으로 운용해 특정 유통경로의 급격한 가격 등락에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 '사과 안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사과 계약재배 물량을 6만t으로 확대하고 일부를 지정 출하 방식으로 운용한다. 또한 일상 소비용 사과 공급을 위해 크기가 작은 사과 1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적지 북상에 따라 강원도를 새로운 사과 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2005년 전체 사과 재배지 면적의 0.5%였던 강원 지역은 지난해 비중이 5.0%로 10배 늘었다.
이에 정선, 양구, 홍천, 영월, 평창 등 강원 5대 사과 산지 재배면적을 지난해 931㏊에서 2030년 2000㏊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강원에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건립하고 '강원사과' 브랜드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원 등 미래 재배 적지를 중심으로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스마트 과수원은 나무 형태와 배치를 단순화해 노동력을 기존 과수원에 비해 30% 정도 줄이고, 햇빛 이용률을 높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과수원이다.
농식품부는 스마트 과수원을 20㏊ 규모로 단지화해 내년에 5곳을 새로 조성하고 2030년 6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2030년 스마트 과수원 면적은 전체 사과 재배지의 4%(1200㏊)가 되고, 국내산 사과의 8%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농식품부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산지-소비지 직거래를 늘리는 방식으로 유통단계를 1∼2단계 줄여 유통비용을 10% 절감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과의 경우 오프라인 도매시장 비중을 60.5%에서 30%로 줄이고, 온라인 도매시장 비중을 15%로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저장성이 우수한 노란 사과 '골든볼', 내재해성 초록 배 품종인 '그린시스' 등 신품종 재배를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