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LG전자와 '확장현실(XR) 동맹' 논의

권봉석·조주완 등과 오찬 회동… AI·스타트업 개발자들과도 만나 방한 기간에 이재용 회장등과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

2024-02-28     이코노텔링 곽용석 기자

한국을 방문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나 '확장현실(XR)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LG전자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메타와 협업해 XR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28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CEO,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 등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차세대 XR 디바이스 및 인공지능(AI) 개발과 관련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아내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방한했다.

LG전자는 "메타와 다른 LG 계열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권봉석 부회장이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서 양사는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한 사업 전략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조주완 CEO는 메타의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착용해보고, 메타가 선보인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폈다. LG전자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XR 조직을 두고 사업화를 검토했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HE사업본부 산하에 XR 사업 담당을 신설하고 XR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몰입감과 직관성을 갖춘 XR 기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XR 시장이 2022년 293억달러에서 2026년 10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말 최신 MR 헤드셋 '퀘스트3'를 출시했다. 최근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한 애플과 XR 기기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를 결합하면 XR 신사업에서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메타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에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 AI 관점에서 메타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모색했다. 조주완 CEO는 "그동안 협업해온 MR 디바이스, 메타의 초대형 언어모델 '라마'를 어떻게 AI 디바이스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등 2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LG와 면담한 뒤 메타코리아로 이동해 국내 AI·XR 스타트업 대표, 개발자 등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저커버그와 비공개 면담을 한 곳은 국내 유명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XR 관련 스타트업 등 5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방한 기간 이재용 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AI 반도체와 XR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2014년 10월 방한 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삼성전자 수원 본사와 화성 캠퍼스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