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국민연금 분리운영' 제안
새롭게 적립하는 '신 연금'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기금의 운용수익 만큼만 연금지급 기존 세대에 약속한 지급분이 있는'구 연금'은 일반재정 609조원 투입해 미적립 충당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민연금을 '신(新)연금'과 '구(舊)연금'으로 분리·운용하자는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제안이 나왔다. 새롭게 적립하는 '신연금'은 납부한 보험료와 적립 기금의 운용수익만큼만 연금으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세대에 약속한 지급분이 담긴 '구연금'은 일반재정 609조원을 투입해 미적립 충당금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이강구·신승룡 연구위원은 21일 이런 내용의 KDI 포커스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발간했다. KDI의 연구에 따르면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30년 뒤 고갈된다. 보험료율을 조정해 약속된 급여를 주려면 현재 9%에서 35% 안팎까지 올려야 한다.
연구진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은 앞세대의 '기대수익비'가 1보다 큰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기금의 기대 운용수익의 합에 비해 사망 시까지 받을 것으로 약속된 총급여액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대수익비 1'이 보장되는 완전 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개혁 시점부터 납입되는 모든 보험료는 신연금 기금으로 적립되고 향후 기대수익비 1의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개혁 시점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는 구연금 계정으로 분리하되 개혁 이전의 기대수익비 1 이상의 급여 산식에 따라 연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하면 구연금 적립기금만으로 향후 연금 급여총액을 충당하지 못해 미적립충당금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은 일반재정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연금에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우려하는 미래세대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당장 개혁하면 구연금 재정부족분의 현재가치는 올해 기준 609조원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향후 신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급여산정 방식을 현행 확정급여형(DB형)에서 연금 수급 개시 시점에 수급액이 결정되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