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시가총액은 내가 형님"
현대차 제치고 시총 41조원 넘어 전체 6위 랭크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시행해온 기아가 '형님' 격인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아는 전장 대비 5.0% 급등한 10만2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상위 6위에 등극했다. 종가 기준 기아의 시가총액은 41조3703억원으로 현대차(우선주 제외, 41조1640억원)를 제쳤다.
기아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8위였다. 한 달 사이 포스코홀딩스에 이어 현대차를 제치며 두 계단 상승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자동차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를 결정지은 추동력은 최근 양사가 내놓은 주주 환원 정책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 5400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2·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다.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배당률(종가 기준)은 기아가 5.4%, 현대차가 4.3%로 기아가 더 높다.
특히 올해는 '깜깜이 배당'이 아닌 먼저 배당금을 확인한 뒤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배당정책 선진화 제도가 시행된 첫해다. 투자자들로선 주식 1주당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기업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자사주 관련 정책도 기아가 더 매력적이다. 기아는 실적 발표 직후부터 오는 3월 중순까지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짧은 기간에 대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만큼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데 더 보탬이 된다.
기아는 하루 최대 약 57만주를 장내 매입해 5000억원 한도 내 자사주 취득을 완료하고, 이 가운데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나머지 50%는 3분기 누계 기준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4분기 내 추가 소각한다.
현대차는 이미 보유 중인 전체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 소각하는 데 약 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