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차리는데 과일값 부담"

농진청의 설 장바구니 설문서 "개수 줄이고 가격 싼 것으로 대체"

2024-01-29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소비자 대다수가 설 차례상 차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급등한 과일류 구입을 가장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29일 내놓은 2024년 설 농식품 구매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98%가 설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매우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71%, '부담을 느낀다'가 27%였다.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농진청이 운영하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비자 패널 700명을 대상으로 19∼20일 온라인 설문으로 실시했다. 농진청은 명절 농산물 구매 유형 변화를 파악해 정책 수립에 반영하고, 농산물 수급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내용을 설문에 담았다.

소비자들이 설 성수품 중 가장 부담이 큰 품목은 과일(65%)이었다. 응답자들은 5점 척도로 진행한 설문에서 차례용 과일을 '크기는 동일, 개수를 줄임'(3.1), '가격이 저렴한 과일로 대체'(2.5), '새로운 과일을 올림'(2.5) 방식으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부담이 큰 육류에 대해서는 '양을 줄임'(3.1), '종류를 줄임'(2.9), '저렴한 국내산 부위로 대체'(2.8), '수입산 사용'(2.7) 순으로 점수를 매겼다.

농진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산자는 과일을 소규모 실속형으로 포장하고, 유통업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다른 과일과 사과, 배를 혼합한 선물세트를 구성해 구매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농진청은 차례상 비용 외에 명절 선물 선호도에 대한 설문도 진행했다. 명절 선물 선호도 조사는 선물을 주는 대상에 따라 품목이 달리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가족에게 줄 선물로 현금성(10만원 이상)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과일(5만∼7만원), 과일(3만원 미만), 육류(10만원 이상) 순서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지인에게 줄 선물은 과일(3만∼5만원), 차·커피(3만원 미만), 건어물(3만원 미만), 현금성(10만원 이상) 순서였다.

선물 구입처로는 대형마트(38.2%)를 가장 선호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구매(35.1%)도 이에 못지않았다. 전문점(8.3%), 전통시장(6.4%), 동네 슈퍼(3.0%)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