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43)정주영이 분노한 '세금 추징'

정치권의 압박불구 6남 정몽준이 울산 동구에서 당선된 후 '국세청의 청구'에 울분 30여 년 전 1361억 물리자 "그런 돈 있으면 내가 대통령 하지,법을 바꿔 버릴 거야" 현대양행 강탈 이어 세금폭탄에 정치참여 결심…이현태 실장 불러"당장 선거 준비"

2024-01-17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바로 80년 현대양행 강탈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정치 권력에 의해 경제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 회장은 후에 "기업을 제대로 하려면 언젠가는 정치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첫발은 6남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사장이 떼었다. 88년 4월 총선에서 정몽준 사장은 울산 동구에서 무소속으로 나가서 당선됐다. 정 의원은 당시 자신에게 출마를 포기하라며 정권 차원의 갖은 압박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아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정 회장은 무척 좋아했다. TV를 통해 새벽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가 당선이 확정되자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한다. 정치 쪽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원대한 계획에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다.

정 회장의 정치 야망에 결정적으로 불을 지른 사건은 국세청의 세금 징수였다. 91년 11월, 국세청은 현대가 증여세를 포탈했다며 1,361억 원의 추징세금을 부과했다. 30여 년 전 1,361억 원은 현대가 부담하기에도 큰 금액이었다.

그 내용도 부당했다. 현대는 87년 비상장 회사의 주식을 처분했다. 비상장 회사의 주가는 회사 가치를 따져 평가한다. 그러나 국세청은 상장된 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현 시세로 계산해서 추징금을 부과했다.

정주영 회장은 이때 극도로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돈 있으면 내가 대통령 하지. 그래서 법을 바꿔 버릴 거야." 그러더니 당시 종합기획실장이던 이현태 실장을 불렀다. "이현태, 당장 자금 마련해. 선거 준비해."

정주영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추징세금 납부를 거부했다. 강력한 반발이었다.

"현대는 87년 4월, 정부의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 상호 출자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식을 처분했다. 상속, 증여와 관련한 세금만 이미 260여억 원을 냈다. 세금을 더 낼 이유가 없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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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