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79) '매트릭스' 독재
AI가 잠자고 있는 인간의 뇌세포에 매트릭스(matrix)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입력 보고 만져지는게 현실이라고 믿는 물리적 세상은 실은 진짜가 아니라 미래 AI의 마법 매트릭스 공장에서 사육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탈출해 본질을 사유하는 삶 살아야
1999년 개봉했던 SF 영화 <매트릭스>는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먼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 괴상하게 생긴 큐브 안에 인간이 한 명씩 차곡차곡 들어가 자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AI들의 에너지 공급과 생명 연장을 위해 인간을 배터리로 쓰려고 사육하는 인공 자궁입니다. 좀 섬뜩하지만, 그 큐브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서 살고 있는 우리라는 게 이 영화의 세계관입니다.
그리고 미래 AI들은 잠자고 있는 인간의 뇌세포에 매트릭스(matrix)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입력합니다. 즉, 우리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다 보니 현실이라고 굳게 믿는 물리적 세상은 실은 진짜가 아니라 미래의 AI가 우리 뇌에 심어놓은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이지요. 진실의 사막은 다른 곳에 있고, 우리 인생은 가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매트릭스가 도그마(dogma)는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을 뜻하는 도그마는 그리스어 'dokein'에서 유래했답니다. 원래는 본질을 사유한다는 철학 용어인데, 점차 특정한 사상 및 종교의 이론과 교의를 맹신하는 경향의 교조주의적인 의미로 변질된 거지요.
우리는 우리 뇌가 학습한 내용들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립니다.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요하기도 하고요. 혹시 그게 가상은 아닐까, 당연하다고 믿었던 상식을 의심하고 도그마의 덫에 갇히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도그마는 인간을 지배해서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원인은 도그마의 충돌이고, 정치인들이 싸우는 것도 이익과 이념이라는 도그마에 갇혀 있기 때문이지요. 또 도그마에 빠진 종교는 광신자를 만듭니다.
오래전부터 수많은 선각자들은 자유와 구원을 추구해 왔습니다. 자유란 외부 도그마의 주입을 끊고, 스스로(自) 비롯하려는(由) 발버둥입니다. 매트릭스 공장에서 사육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탈출하는 거지요.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본질을 사유하는 삶, 그러면 다른 세상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매트릭스> 영화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미래 세상을 보여주면서 이런 말을 던집니다.
"진실의 사막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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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