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제값 받고' 수출된다
올 대당 평균 2,559만 원에 팔려 '저가차'란 인식서 벗어나는 토대 마련
국산 자동차가 올해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고인 대당 평균 2,559만 원에 팔려 "한국차=저가차"란 그동안의 낮은 평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 비중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되며 수출단가 상승으로 올해 완성차 총 수출액도 사상 최초로 7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산 완성차 수출 대수와 수출액은 각각 252만대, 64조5,000억 원으로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2,559만 원으로 분석됐다.
국산 완성차 수출단가는 2018년 1,670만 원, 2019년 1,792만 원, 2020년 1,983만 원, 2021년 2,277만 원, 2022년 2,350만 원으로 계속 상승해 왔다.
수출단가가 2,500만 원대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수출단가는 5년 새 53.2%(889만 원)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올해 완성차 수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70조 원을 웃돌 것이 유력시된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64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54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
업계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SUV와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등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끈 게 수출단가 상승의 가장 큰 효자라고 풀이한다.
올해 1∼11월 SUV는 183만3,697대가 수출돼 전년 동기비 27.6% 증가했으며 국산 수출 승용차 중 72.8% 비중을 차지했다.
전기차는 작년 동기비 65.7% 증가한 31만6,654대, 하이브리드차는 6.5% 늘어난 28만3,685대가 각각 팔리며 둘이 함께 수출을 견인했다. 이로써 올해 국산 친환경차 수출량이 처음으로 70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또 최근 2년간 오른 환율 덕도 봤다. 지난 2018년 평균 1,100.30원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92.16원까지 치솟았고 올들어 지난 22일 1,303.0원에 거래되는 등 수출단가 인상 효과를 제공했다.
1950년대 초·중반에 태동된 한국 자동차산업은 20여 년이 지난 1976년 6월 에콰도르에 수출한 현대자동차 포니 6대를 공식 첫 수출 기록으로 삼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자료를 봐도 1983년까지 수출량은 3만 대 안팎에 불과했다.
사실 국산 자동차는 수출 시장에 선을 보인 지 50년이 다 되도록 수출량은 꾸준히 늘면서도 품질이나 기술, 차종 면에서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채 지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입차의 평균 가격이 국산차 평균 수출 가격의 두 배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수출단가 상승 덕분에 두 배 이하로 그 폭이 좁혀졌을 것"이라며 "국산 수출 자동차의 저가 이미지 불식에 기여한 의미있는 한 해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