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의 그늘…대출부실 금융불안 경고음

갚지 않은 건설업의 은행대출 1년새 2배로 불어나 건설·부동산업의 연체율도 0.72%에서1.75%껑충

2023-12-26     이코노텔링 곽용석 기자

부동산 경기 부진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부동산·건설 관련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11월 말 기준 23조2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0조3915억원), 2021년 말(15조9704억원)과 대비 14%(2조8472억원), 46%(7조2683억원) 증가했다.

11월 말 현재 1051억원 규모인 연체액의 증가 속도는 이보다 빠르다. 지난해 말(524억원)의 두 배이고, 2021년 말(330억원) 대비 3.2배다. 연체율도 2021년 말 0.21%, 2022년 말 0.26%에서 올해 11월 0.45%로 상승했다.

은행권은 최근 건설업종의 빠른 연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해 건설업의 연체율이 두드러지게 빨리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A은행의 9월 말 건설업종의 연체율은 0.83%로 13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건설업종 연체율은 2018년 6월 말 1.19%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은행 대출의 부동산·건설 관련 부문 집중과 부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은의 업종별 대출 집중도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부동산업 집중도는 3.3으로 5개 업종(부동산업·건설업·숙박음식·도소매·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출 집중도는 업종별 대출금 비중을 업종별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중으로 나눈 값이다. 부동산업 대출 집중도가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부동산업에 대출이 지나치게 많이 쏠려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와 기업 대출 증가를 부동산 부문이 주도하지만,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라고 부동산 관련 대출을 금융 불안 요소로 지목했다.

한은 조사 결과 전체 금융기관의 건설업·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2분기 기준 1.75%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0.72%)와 비교해 1년 새 2.4배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