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청년 54만명에 '햇볕정책'
사회적응 돕고 구직의욕을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정부가 54만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세상으로 나오도록 적극 나선다. 원스톱 상담 창구에서 고립·은둔 청년을 찾고, 전담 관리사를 투입해 이들의 사회 적응과 취업 의욕을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부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지자체 차원 대책은 있었지만, 중앙정부의 범정부 대책은 처음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사회 활동이 현저히 줄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힘든 '고립청년'이 54만명, 이들 중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은둔청년'이 2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청년재단은 고립청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7조원으로 추정했다.
범정부 지원 방안에 따르면 먼저 비대면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원스톱 도움 창구'를 내년 하반기 마련해 고립·은둔 청년을 상시 발굴한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이들 청년의 주된 활동 공간이 '온라인'인 점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한다.
보건복지부 소관 공공 사이트에는 자가진단 시스템을 마련해 고립·은둔 위기 정도를 진단할 수 있게 한다. '129 보건복지상담센터'에 청년 항목을 신설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친구 등도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대학생 자원봉사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위기 청년을 발굴한다. 보육원 등 보호시설의 보호 종료 5년 이내인 자립준비청년은 고위험군으로 여겨진다. 이들을 돕기 위해 '탈고립·은둔 전담인력'이 관련 기관에 배치된다.
이렇게 발굴된 고립·은둔 청년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청년미래센터'를 운영한다. 전담 사례관리사가 도움을 요청한 청년들을 만나 심리상담, 대인접촉 확대 등 일상 회복, 가족·대인관계 회복, 일 경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 1만2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립·은둔청년 심층조사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한 1903명은 우선 지원 대상이 된다. 내년에 4개 광역시도를 선정해 2년간 청년미래센터를 시범 운영한 후 전국으로 확대한다. 내년 예산은 13억원이고, 32명의 전담 인력이 배치된다.
정서적 취약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케어 프로그램'은 올해 5곳에서 내년 9곳으로 확대한다. 고립·은둔 청년은 기존에 운영 중인 '청년마음건강 서비스'의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특화형 매입임대 제도를 통해 이들의 공동생활·커뮤니티 공간 마련도 돕는다.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회사 적응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는 '청년성장 프로젝트'를 신설한다. 청년들이 취업 초기 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과 힘을 합쳐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기업 경영자는 청년친화적 조직문화를 배우고, 청년은 조직 내 성장방법과 소통·협업 등을 배운다. 내년에 44억원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