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액 13조원 넘어서

역대 최대규모로 1년새 2.5배로 늘어…연체율 1.78%로 치솟아

2023-11-22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끌어 모아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부진을 버텨온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이 고금리 상황에서 돌려막기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갚지 못할 위기에 놓인 대출 연체액이 1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말(700조6000억원)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다. 지난해 2분기보다 3.2% 늘어난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 177만8000명도 역대 최다 기록이다.

1년 사이 연체액은 13조2000억원 늘고, 연체율도 1.78%로 높아졌다. 2분기 연체액은 지난해 2분기(5조2000억원)의 약 2.5배이고, 연체율도 지난해 2분기(0.75%)의 2.4배로 치솟았다.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최대·최고 수준이다.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800만원으로 2020년 1분기(4억3000만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시도별로 자영업 다중채무자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1인당 6억300만원꼴이었다. 대구(4억9100만원)와 경기(4억2800만원), 부산(4억2700만원), 제주(4억2700만원)도 전국 평균(4억1800만원)을 웃돌았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와 1인당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인 만큼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불어난다. 한은이 이들의 대출 규모와 변동금리 비중(64.5% 추정)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금리가 0.25%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전체 이자는 1조3000억원 늘어난다.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연 73만원 정도다. 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전체와 1인당 평균 이자는 각 5조2000억원, 291만원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