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강화 우려에도 가계대출 증가세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 685조7천억원으로 9월말보다 3조원 늘어 한 달 전까지 연 3%대였던 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서
긴축 장기화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 달 전까지 연 3%대였던 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대에 육박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이 겹쳐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10월 들어 5대 은행에서만 3조원 넘은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240∼6.725% 수준이다. 한 달 전 9월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하면 하단이 0.340%포인트 뛰면서 4%대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포인트씩 올랐다.
같은 기간 두 금리의 핵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각 0.270%포인트(4.471→4.741%), 0.060%포인트(4.048→4.108%) 오른 영향을 받았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일(현지 시간) 5%를 넘어섰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연 4.550∼7.143%)도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80%포인트, 0.044%포인트 높아졌다. 시장금리와 예금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석 달 만에 0.160%포인트(신규 취급액 기준 3.660→3.820%)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밀어 올리면서 하단의 3%대 금리는 사라지고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까지 6%대 후반으로 7%대에 바싹 다가섰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전망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원으로 9월 말(682조3294억원)보다 3조427억원 늘었다. 10월 들어 증가액이 이미 2021년 10월(+3조438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6814억원(517조8588억원→520조5402억원) 늘었고, 지난 9월 1조762억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10월에는 8871억원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 10월 신용대출이 늘어날 경우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