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 55조8000억원

6월말 기준 금융권 총자산(6762조5000억원)의 0.8% 수준

2023-10-10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약 1조3000억원 규모가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6월 말 기준 55조8000억원으로 금융권 총자산(6762조5000억원)의 0.8% 수준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6.8%를 차지했다. 이어 은행 9조8000억원(17.5%), 증권 8조3000억원(15.0%), 상호금융 3조7000억원(6.7%), 여전사 2조1000억원(3.8%), 저축은행 1000억원(0.2%) 등의 순서였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5조8000억원(64.2%)으로 가장 많다. 이어 유럽 11조원(19.6%), 아시아 4조2000억원(7.4%), 기타 복수지역 4조9000억원(8.7%) 등이다.

만기별로는 2024년까지가 14조1000억원으로 25.4%를 차지했다. 2030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투자가 78.6%인 43조8000억원이었다.

금감원은 6월 말 기준 금융회사가 단일 사업장(부동산)에 투자한 35조9000억원 중 3.7%인 1조33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한이익상실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인해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일컫는다.

다만 투자 순위(트렌치)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회수할 수 있어 최종적인 회수가능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사업장의 경우 장기 임대계약 등 수익성을 유지할 경우 대출조건 조정, 만기 연장, 재구조화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정착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해외 부동산시장 위축이 장기화하면 금융사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가 총자산의 0.8%로 크지 않고 기간별 만기도래 규모도 고르게 분포돼 있어 특정 시점에 손실이 집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