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최근 5년간 GDP대비 108%로

비교 가능 26개국 대비 최고 증가폭…기업부채 비중도 173%로 급증

2023-10-03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세계적으로 고금리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비교 가능한 26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업데이트한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8.1%였다. 5년 전 2017년(92.0%)보다 16.2%포인트 상승했다. 민간 부채(가계·기업)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별 GDP 대비 가계부채 증가폭을 보면 한국에 이어 슬로바키아 9.1%포인트, 일본 7.7%포인트, 요르단 6.0%포인트, 룩셈부르크 3.9%포인트, 칠레 2.8%포인트, 스위스 2.5%포인트, 독일 2.3%포인트 순서였다.

미국(79.5→77.0%)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 폴란드 등은 가계부채 비중이 감소했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GDP 대비 비중도 스위스(130.6%)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5년 전 2017년에는 26개국 중 7위였다. 저금리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기업부채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147.0%에서 지난해 173.6%로 26.6%포인트 상승했다. 룩셈부르크(38.0%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 증가폭이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IMF가 한국의 기업부채 데이터를 처음 집계한 2008년 152.6%에서 2009년 160.0%로 높아졌다가 2010~2016년 150%대 초중반에서 오르내렸다. 2017년 147.0%로 낮아졌다가 2018년 149.8%, 2019년 154.9%, 2020년 164.8%, 2021년 166.8%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동반 급증하면서 GDP 대비 민간부채(가계+기업) 비중도 급상상했다.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지난해 281.7%로 42.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년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전체 11위였는데 부채가 급증한 결과 지난해에는 2위로 올라섰다.

민간 부채 외에 정부 부채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의 중앙정부 부채는 GDP 대비 54.3%였다. 2017년 40.1%보다 14.2%포인트 상승했다. 정부 부채 증가폭은 비교 가능한 87개국 가운데 16번째였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일본(261.3%), 이탈리아(144.4%), 미국(121.4%), 프랑스(111.7%), 캐나다(106.6%), 영국(101.4%), 독일(66.5%) 등 주요7 개국(G7)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다만 달러,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 기축통화 보유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한국 정부 부채의 대외채무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