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 1인당 가계부채 1억원 돌파

소득의 2배 넘어…청년층·저소득층서 빚 많이 늘어

2023-08-29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서울과 경기, 세종 지역의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가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은 세종과 제주, 대구 등에서 가장 높았고, 전국적으로 소득의 두 배를 넘는 부채를 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양재운 과장이 신용정보원 및 신용정보회사(NICE)를 통해 분기별로 수집한 가계부채 데이터를 분석해 29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전국(제주 제외) 가계부채는 2019년 말 대비 9.1% 증가했다. 가계부채 분석은 예금취급기관 외에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비예금취급기관의 대출 및 신용판매(할부·리스 등)도 포함해 이뤄졌다.

한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가계부채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22.7% 증가율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16.4%)와 대구(16.3%), 부산(13.1%), 광주(12.4%), 경북(11.1%)의 가계부채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역별 가계부채를 차주 수로 나눈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는 전국 평균(제주 제외)이 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이 1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이 1억600만원, 경기도 또한 1억300만원으로 1억원이 넘었다.

이어 대구 9900만원, 제주·인천 각각 9700만원, 부산 9600만원, 울산 9500만원의 순서로 나타났다. 전남(7400만원), 강원·전북(각각 7500만원), 충북(7600만원), 경북(7800만원) 등 도지역의 1인당 가계부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대구와 인천의 1인당 가계부채 증가율이 1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14.5%), 광주(10.8%), 서울(10.6%), 대전(10.3%)의 순서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분기 말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은 전국 평균이 227%로 나타났다. 차주들이 소득의 두 배를 넘는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이 2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 258%, 대구·경기 각각 254%, 인천 253%, 부산 250%, 서울 247%, 울산 226%, 광주 224%, 충남 218%의 순서였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이, 소득 수준별로는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1분기 말 연령대별 1인당 가계부채 규모는 청년층(20·30대)이 평균 7400만원, 고령층(60대 이상) 8300만원, 중장년층(40·50대)은 1억원이었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청년층의 1인당 가계부채는 20.4% 급증해 중장년층(5.8%)과 고령층(2.8%)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소득 수준별로는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의 1인당 가계부채가 1억2800만원, 중소득층(소득 상위 30∼70%)은 6300만원, 저소득층(소득 상위 70∼100%)은 56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저소득층 가계부채가 2019년 말 대비 15.7% 증가한 데 비해 중소득층은 8.1%, 고소득층은 7.8%로 부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2020∼2021년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빚을 내 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대출금리가 상승하며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