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버티는 숙박·음식점업

2분기 대출 7.8조↑…전산업 대출도 22.2조 증가, 인건비 모자라 빌리기도

2019-08-28     이기수 이코노텔링 기자

경기는 침체했는데 음식점 창업이 늘고 인건비용 대출 수요가 많아지면서 도·소매, 숙박 및 음식 업종의 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산업대출 잔액은 1163조1천억원으로 3월 말보다 22조2천억원 증가했다. 산업대출이란 자영업자,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경기가

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4%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율은 2009년 2분기 9.6%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업종별로 서비스업 대출금이 16조2천억원 늘어났다. 서비스업 가운데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7조8천억원 늘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0%로 이 또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불경기에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점이나 소매상으로 창업이 몰린 데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를 위한 대출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 새로 생긴 도소매·숙박 및 음식점업 법인 수는 6342개로 1분기(5980개)보다 많았지만 작년 2분기(6천827개)에 비해선 줄었다.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 대출은 6조9천억원 늘어 1분기 3조5천억원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서비스업 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인건비, 재료비 등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쓰이는 운전자금 대출이 2분기에 11조원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4조8천억원)에 비해 두 배 넘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시설투자와 관련성이 높은 시설자금 대출은 5조2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은은 "서비스업 운전자금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대출과 달리 제조업 대출은 4조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1분기 6조5천억원보다 줄었다. 제조업 운전자금은 3조5천억원, 시설자금은 5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제조업 전반의 업황 부진에 따라 기업들이 대출을 받아가며 설비투자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대출은 1천억원 증가해 1분기 2조2천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이와 함께 전체 산업대출 가운데 운전자금은 15조3천억원, 시설자금은 6조9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등을 위한 운전자금 대출이 더 빨리 늘어나며 전체 산업별 대출금 가운데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2.3%로 1분기(42.5%)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산업대출(911조원)은 12조2천억원, 수출입은행·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 기관의 산업대출(252조1천억원)은 10조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