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위기의 진앙' 헝다,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외국계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구조조정 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 보호 속셈 2021년 12월 227억 달러 규모 역외채권 갚지 못해 디폴트 낸 이후 경영난
2023-08-18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져 중국 부동산업계 위기의 진앙이 된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하는 파산 절차다. 헝다 계열사인 톈허홀딩스도 이날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헝다 측은 청원서에서 홍콩과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협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헝다 측은 채권자들이 8월 중 구조조정 협상과 관련해 승인 여부를 놓고 투표할 예정이며, 9월 첫째 주 홍콩과 버진아일랜드 법원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헝다에 대한 심리는 9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헝다그룹은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 규모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낸 이후 경영난에 빠졌다. 이후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가 잇따르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 헝다 위기가 이어지고,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커지면서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