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서 불어온 찬바람에 금융시장 출렁

코스피와 코스닥 밀리고 달러 환율 장중 1340원선 넘어서 부동산 거품 파열에 따른 중국 건설사 연쇄도산 우려 확산

2023-08-16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부동산 거품 파열에 따른 중국의 대형 건설사와 부동산신탁회사의 연쇄도산 위기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선을 넘어서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336.9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전장 대비 9.1원 오른 1340.0원으로 개장한 뒤 장 초반 1341.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1340원대에 진입한 것은 연고점(1343.0원)을 기록한 5월 17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 영향까지 더해지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7.33위안대까지 오르는 등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매 판매지표가 예상치를 웃돈 점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만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 가능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16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1.8% 가까이 하락하며 2520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의 거센 매도 속에 2.6% 하락해 870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0.74포인트(0.81%) 내린 2550.13으로 출발해 하락폭을 키워 장중 2520.8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594억원, 외국인은 1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329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계속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 중단으로 불안이 커진 가운데 중국의 경제지표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7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7월 대비 2.5% 증가하고, 산업생산은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7월 고정자산 투자도 3.4%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3.39포인트(2.59%) 내린 878.29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7.75포인트(0.86%) 내린 893.93으로 개장해 장중 낙폭을 키우며 877.8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82억원, 12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609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