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일 갈등 정상회담 등으로 풀어야"
아사히 등 주요 신문 1면에 '韓백색국가 제외로 脫일본화 가속 등' 지적
일본 정부가 2차 경제보복 조치로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시행한 데 대해 28일 일본 언론들이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주요 일간지들은 이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은 자정을 막 넘겨 백색국가 제외 조치 실행 사실을 알렸다. 대부분 언론이 이번 조치로 한일 간 대립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아사히신문은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아도 좋다. 한일 정상이 대화를 피하지 말고, 회담을 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양국 정상이 과열된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국익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이미 한국에서 관광과 소비 면에서 '일본 이탈'이 확산하고 있으며, 일본의 제조업계는 복잡해진 수출절차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할 처지에 직면해 있다"며 "민간의 경제활동에서는 양국 모두 서로에게 상처를 입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특히 관광 부문에서 일본이 겪는 '역풍'을 우려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시 하카타항과 부산을 연결하는 페리의 한국인 이용자는 이달 중순 오봉(한국의 추석) 연휴 열흘간 전년 대비 70% 줄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상점가에서는 한국인 방문자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삿포로시 중심가의 게 요리점에는 7월 이후 한국인 단체 예약이 사라졌고, 한국인 1600명이 10월 예약을 취소했다.
아사히는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1차 경제보복 조치의 대상 품목인 레지스트의 일본 제조사는 한국 인천공장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2차 조치의 대상인 탄소섬유 제조사는 거래량 감소가 예상되자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이 국내 산업을 강화하며 '탈(脫)일본화'에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문재인 정권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탈일본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에 대화를 요청하는 한편으로, (일본의) 반응이 없으면 단번에 구조개혁을 진행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하기 전날인 27일 오후 일본 도쿄도 소재 총리관저 앞에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